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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유품관리

디지털유품관리 파기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록의 ‘영원성’ 문제

블록체인 기록은 삭제가 불가능한 ‘영원성’을 가진다. 이 글은 디지털유품관리 관점에서 사망 이후에도 남는 블록체인 기록이 가지는 윤리적·사회적 문제를 분석한다.

디지털유품관리 파기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록의 ‘영원성’ 문제

 

블록체인은 위·변조가 어렵고 기록을 영구히 보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뢰 기술로 평가받아 왔다. 거래 내역, 계약 정보, 소유권 기록은 한 번 기록되면 네트워크 전체에 분산 저장되며 사실상 삭제가 불가능하다. 생전에는 이 특성이 투명성과 안정성을 보장하지만, 사망 이후에는 전혀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디지털유품관리 관점에서 블록체인의 영원성은 고인의 기록이 의도와 상관없이 계속 노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고인이 더 이상 자신의 데이터를 통제할 수 없는 상태에서도 기록은 남아 있고, 이는 사후 프라이버시와 존엄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블록체인은 기억을 보존하는 기술이지만, 디지털유품관리에서는 그 기억이 언제까지 남아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사망 이후에도 삭제되지 않는 블록체인 기록이 만드는 현실적 문제

사망 이후 블록체인에 남은 기록은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다. 암호화폐 거래 내역, NFT 구매 기록, DAO 참여 이력, 스마트 계약 실행 기록은 고인의 경제 활동과 사회적 선택을 그대로 드러낸다. 디지털유품관리 측면에서 문제는 이 기록이 시간의 흐름과 무관하게 공개된 상태로 유지된다는 점이다. 특정 거래는 고인의 전체 성향이나 가치관을 대표하는 것처럼 오해될 수 있고, 단편적인 기록이 고인의 삶을 단순화해 해석하게 만든다. 더 큰 문제는 수정이나 맥락 보완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디지털유품관리에서는 이러한 상태를 ‘고정된 해석 위험’이라고 부르며, 블록체인 기록의 영원성이 사후 인격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지적한다.

디지털유품관리에서 블록체인 기록은 자산이자 인격 기록이다

블록체인 기록은 자산 기록으로만 보이기 쉽다. 그러나 디지털유품관리 관점에서는 이 기록이 고인의 인격과 분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떤 NFT를 소유했는지, 어떤 프로젝트에 참여했는지는 단순한 투자 행위가 아니라 고인의 관심사와 가치 선택을 반영한다. 특히 실명이나 고정 지갑 주소와 연결된 블록체인 기록은 고인의 디지털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가 된다. 디지털유품관리에서는 블록체인 기록을 순수한 재산 목록이 아니라 ‘인격이 묻어 있는 기록’으로 분류하며, 상속이나 공개 여부를 판단할 때 이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영원한 기록 속에서 사후 프라이버시는 어떻게 보호될 수 있는가

블록체인의 구조상 기록 자체를 삭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디지털유품관리에서 선택할 수 있는 보호 방식은 무엇일까. 첫째는 접근성과 해석의 차단이다. 지갑 주소와 실명 정보를 분리하고, 고인의 신원과 연결되는 추가 정보를 관리함으로써 기록의 직접적 노출을 줄일 수 있다. 둘째는 맥락 정보의 관리다. 고인의 블록체인 활동을 설명하는 메타 기록이나 사전 의사를 남김으로써 단편적 해석을 방지할 수 있다. 셋째는 플랫폼 차원의 사후 관리 기능이다. 디지털유품관리 관점에서는 블록체인 서비스가 사망 이후 기록 활용을 제한하거나 설명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기록을 지울 수 없다면, 해석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관리 기준이 이동해야 한다.

블록체인 기록의 영원성은 디지털유품관리의 새로운 윤리 기준을 요구한다

블록체인의 영원성은 기술적으로는 강점이지만, 인간의 삶은 유한하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충돌을 일으킨다. 디지털유품관리 관점에서 중요한 질문은 ‘기록이 남을 수 있는가’가 아니라 ‘언제까지 남아야 하는가’다. 모든 기록이 영원해야 한다면, 사후 망각의 권리는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가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디지털유품관리에서는 블록체인 기록 역시 무조건적 보존의 대상이 아니라, 존엄을 고려한 관리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기술이 기억을 영원히 붙잡을 수 있게 되었을 때, 인간 사회는 그 기억을 다룰 새로운 윤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블록체인 기록의 영원성 문제는 디지털유품관리의 미래 방향을 시험하는 핵심 쟁점이며,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기술과 인간의 삶은 균형을 찾게 될 것이다.